익산 예술인을 만나다 : 사진작가 박헌재
사진예술의 새로운 만남
중학교 시절 카메라를 처음 만났을 때의 설렘은 사진을 이해하기보다는 새로운 문물에 대한 호기심이 더 크게 작용했다. 이리저리 들여다보며 렌즈를 닦고 어쩌다 필름을 구하여 찍을 때 들리는 셔터의 소리는 늘 나를 각성케 했다.
렌즈를 통해 보이는 세상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렌즈를 통해 만나는 세상을 형상화하는 일은 내게 언제나 화두였다. 내가 본 풍경과 렌즈를 통해 본 세상이 다르게 다가왔고, 어느 땐 전혀 다른 이질적인 모습으로 다가왔다.
둘 중의 하나였다. 사물이나 풍경을 보는 내 마음이 너무 편협하거나 사진을 이해하지 못한 무지의 결과였다. 대자연을 보는 눈을 새롭게 뜨기 위해 하루에도 아침 점심 저녁으로 시시각각 변하는 모습과 사계의 변화를 대할 때마다 나는 절로 경건해졌다. 그 순간을 포착하여 사진으로 남기는 작업은 그래서 늘 새로운 창작의 세계였고, 나를 설레게 하는 작업이었다.
1985년 사단법인 한국사진작가협회에 사진작가로 등단했지만, 공직생활로 전문적인 활동을 계속하기 어려웠고, 사진에 대한 갈증과 조급함만 쌓이게 되었다.
그 사이에 기기의 변화는 눈부셨고, 사진예술에 대한 인식 역시 많이 달라졌다. 2018년 익산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직을 끝으로 퇴임하면서 렌즈를 닦는 시간을 충분히 가지게 되었다. 그동안의 갈증과 조급함을 조금이라도 메우기 위해 선·후배 동료들을 다시 만나 주변의 산과 들로 부지런히 다녔다. 수없이 누르는 셔터속에서 정말 맘에 드는 작품 한 점 만나기 어려웠지만, 사진에 대한 열정은 더욱 커져만 갔다. 사진예술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과 창작예술의 꿈을 다시 꾸면서 나의 삶도 또한 새롭게 다가왔다.
인생은 선택의 순간 속에서 산다. 그 ‘선택의 순간’을 가장 잘 표현한 것이 사진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그 찰나를 사랑하여 수많은 셔터를 눌러왔다. 그 선택의 순간이 나의 삶을 황홀하게 하고 때론 따뜻하게 만들었다.
사진예술에 대한 감회는 늘 새롭게 다가왔지만, 결국엔 초현실주의와 극사실주의적 표현을 추구하여, 그림과 사진의 경계를 넘나드는 낭만적 사진을 창출하고자 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다. 이 ‘회화적 담론’의 사진창작예술을 주변 인연들과 함께하며 ‘그림사진’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열게 되었다.
고민이 적지 않았다. 사진과 그림의 본질에서 무엇을 추구할 것인지와 혹여 그 어디에도 끼지 못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 또한 없지 않았다. 하지만 쉼 없는 천착은 새로운 세상과의 만남을 가능케 했다.
사진을 통해 세상을 좀 더 따뜻하게 보는 법과 사람을 좀 더 소중하게 여기는 법을 깨달았다고나 할까. ‘그림사진’은 그렇게 나와 하나가 되었다.
회화적 담론의 낭만적(Romantic) 사진창작예술로
사진과 회화의 경계를 허물다
화가나 조각가들은 사진의 영향으로 극사실주의를 추구한다. 사진가들 또한 초현실주의 화가들의 영향으로 초현실주의적인 회화와 같은 작품을 생산하기 위해 노력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작가가 추구하고자 하는 작품은 피사체의 정(靜) 뿐만 아니라 동(動)의 문제, 즉 정지된 시간만이 아닌 감각적으로 대상의 움직임을 시각화함에 있다. 사물의 형체가 물감을 칠한 듯 변형될 때까지 구도를 구상하며, 셔터를 누르는 순간 캠퍼스를 어루만지게 된다.
그리하여 사진과 그림의 경계를 넘나드는 초현실적인 이미지를 창출하여 회화적 담론이라는 그림 같은 사진창작 예술작품을 생성하는데 궁극적 목적을 두어 왔다. 각종 촬영모드와 다양한 기법을 활용하여 이들을 완성 하므로써 아직 존재하지 않았던 사풍을 모색해 온 것이었다. 이를 감성사진운동(Romantic photo movement)이라 부르고자 한다.
여러 전시회를 열면서, 사진을 사랑하는 동호인‧애호가분들의 풍경사진 창작에 새로운 장으로 자리매김하는데 일조되기를 기대해 본다.
사진작가 박 헌 재 (朴憲哉)
1953년 전주 출생, 법명 성원(聖圓), 아호 묵정(墨晸)
전, 원광보건대학교 겸임교수, 익산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
법무부 전주지방검찰청군산지청 시민위원회 위원장.
현, 익산문화산업포럼 대표 이며,
(사)한국사진작가협회 사진작가(제2290호 1985년)로 등록하여
자문위원 겸 익산지부장, 전북지회 부지회장,
(사)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익산지회 부지회장으로
회화적담론 창작문화예술 사진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작품집에 『회화적 담론 사진창작예술』(2020), 『섬, 그리고 어머니』(사진, 2021), 『노을진 뒷동산의 그리움』(2022), 등이 있다.
문화정책팀 | 조회 572 | 2022-11-28 13:46
첨부파일
IKSAN CULTURE & TOURISM FOUND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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